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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현대그룹 기업가 정신을 담은 한국판 아포칼립스 트랜스포터 : 영화 <반도>

영화 반도 포스터

 

7월 16일 심야영화로 영화 반도를 관람하고 왔습니다.

 

예전에 네이버 블로그 운영할 때에 영화 리뷰 같은 것들을 종종 쓰고는 했었는데,

 

이 영화를 관람하고 여러 가지 의미로 느낀 점이 있어서 몇 자 적어볼까 합니다.

 

어느 정도의 스포일러도 담고 있으며, 아래의 모든 내용은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임을 밝힙니다.

 

 

 

 

 

 

1. 배경

배경은 부산행 이후 4년 후의 한반도, 아니 정확히 말하면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합니다.

 

4년 후의 대한민국 전 국토는 국가의 기능을 상실한 폐허가 되어버리고, 전 세계는 대한민국을 영화 제목인 "반도"라는 이름으로 부릅니다.

 

시작은 전편에 해당하는 <부산행>의 영화 속 시간적 배경과 그리 멀지 않은 시점에서 시작하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그리고 4년 후로 워프 한 후에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전편인 <부산행>이 천만 관객을 동원한 대작이라 관람하지 않으신 분이 많지는 않겠지만,

 

전편을 보지 않아도 영화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2. 한국판 트랜스포터(?), 화려한 차량 액션

극 중에서 총격전이나 피땀 눈물 흘리는 액션 씬도 있으나 이 영화는 자동차 액션에 상당히 많은 비중을 할애합니다.

 

나름대로 볼만합니다만, 보는 내내 영화 <트랜스포터>가 떠올랐습니다.

 

관람하고 내려오는 엘리베이터에서 어떤 분들은 <분노의 질주>나 <매드맥스>를 언급하시던데, 저는 <트랜스포터>가 떠올랐네요.

 

다만 <트랜스포터 : 리퓰드>가 아우디 차량을 통해 사람을 상대하는 액션이었다면,

 

이 영화는 기아자동차로 좀비를 상대하는 액션을 보여줍니다. 그것도 스팅어도 K5도 아닌 무려 모하비로.

 

모하비 차량으로 드리프트 하며 마치 볼링핀을 쓰러뜨리듯 좀비들을 처참히 학살합니다.

 

보고 있는 내내 '모하비를 저렇게 운전할 수 있다고?'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스팅어면 좋았을걸...

 

기왕 이렇게 <트랜스포터>처럼 차량 광고 느낌이 날꺼라면, 구형 모하비가 아닌 최근에 나온 모하비 더 마스터를 활용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문득 들었습니다. 홍보도 좀 되게...

 

조금 더 놀라운 것은 이 모하비를 통한 좀비 학살을 하는 주체가 강동원도 이정현도 아닌 준이 역을 맡은 이레 양이라는 점입니다.

 

이런 점에서는 또 영화 2017년 개봉한 <베이비 드라이버>가 생각납니다.

 

영화 <반도>의 베이비 드라이버(극중 준이)를 맡은 이레양

그리고 그 베이비 드라이버 옆에는 더 베이비 드라이버(유진 역을 맡은 이예원 양)가 있는데, 이 친구는 모하비가 아닌 RC카를 통해 좀비를 상대합니다.

 

 

 

극 전반에 걸친 차량 액션이 화려한 볼거리를 통해 몰입감을 선사하기는 하지만, CG가 너무나도 허술합니다.

 

<부산행> 이후, 최근에 개봉한 <살아있다>도 그렇고 이 영화 역시 좀비 분장은 상당한 수준을 보여줍니다만,

 

차량 액션에서의 CG는 그렇지 못합니다.

 

지나치게 티가 나는 CG가 가장 큰 NG입니다.

 

 

3. 안타까운 배경 음악

외화든 국산영화든 명작의 반열의 오르기 위한 조건 중 하나는 영화음악입니다.

 

명작이건 수작이건 다 떠나서 이 영화는 음악이 너무 별롭니다.

 

긴박한 상황 속에서 감동을 쥐어짜 내는 장면들이 몇 번 등장하는데, 이때마다 음악이 산통을 깹니다.

 

'굳이 이런 음악을? 여기서?' 이런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차량 액션 씬에서 베이비 드라이버나 분노의 질주가 떠오르는데, OST는 이 두 영화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한국영화 중에서도 OST가 좋은 영화들이 꽤 많은데 안타깝습니다.

 

 

 

4. 현대그룹 기업가 정신을 담은 메시지

이 영화의 발단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지점과 결말 부분을 관통하는 메시지가 등장하는데,

 

이것이 현대가의 故 정주영 회장을 떠오르게 합니다.

 

'해보긴 해봤어?'로 대변되는 이 기업가 정신을 담은 메시지가 결말 부분을 지나치게 늘어지게 합니다.

 

결말에 너무나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모하비뿐만 아니라 스포티지도 등장하고, 현대의 상용차량도 등장하고 여러모로 현대와 연결고리가 많은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포스터에도 모하비가...

 

덧붙이자면 영화의 결말도 '아 제발! 이렇게는 안돼! 이러면 너무 뻔하고 재미없잖아.' 하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너무나도 뻔한 결말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결말 부분에서는 한국영화 <괴물>이 떠오르기도 했네요.

 

 

 

5. 총평

외국영화 <컨테이젼>이 VOD 시청 횟수가 상당히 늘어났다는 기사를 얼마 전에 접한 적이 있습니다.

 

코로나 19가 좀비를 만들어내는 역병도 아닌데, 이 '감염'과 연관된 영화들이 나름대로 상당한 호재를 누르고 있습니다.

 

얼마 전 개봉한 <살아있다>도 그렇고, 넷플릭스에서 상영 중인 <킹덤>도 그렇고 말입니다.

 

그래서 이 영화 <반도>의 개봉 시기는 너무나도 '시의적절'합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느낌으로 아주 적절한 시기에 개봉했습니다.

 

한동안 개봉 영화가 없어서 극장에서의 영화 관람에 아주 목마른 좀비 같은 제 갈증을

 

해갈해줄 영화일까 하고 기대하며 관람했는데... 여러모로 안타까운 부분들이 많은 영화입니다.

 

관람하고 오는 길에 불 꺼진 기아자동차 전시장 앞에서 괜히 모하비가 있나 없나 기웃거리다 왔습니다.

 

 

 

 

 

하나. 너무나도 안타까운 CG와 음악

 

둘. 어디서 본 듯한 영화들이 떠오르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음

 

셋. 이제는 진부해져 버린 소재를 가지고 진부하게 진행되는 전개와 결말

 

넷. 배우들의 연기는 나름대로 호연, 굳이 등장하지 않아도 될 법한 등장인물은 글쎄..

 

다섯. 현대자동차 그룹에서 제작 지원한 것이 아니라면 감독님의 다음 영화에라도 제작지원을.